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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한 직구 한 개… 류현진 날아간 1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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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한 직구 한 개… 류현진 날아간 13승

입력
2013.08.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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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6·LA 다저스)이 시즌 13승 사냥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6안타 5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이 2-6으로 패해 4패(12승)째를 떠안았다. 연승 행진은 '6'에서 멈췄고, 평균자책점은 2.91에서 2.95로 높아졌다.

이날 류현진을 울린 건 상대 선발 호세 페르난데스(21)의 방망이였다. 3회말 2사까지 잘 던지던 류현진은 9번 투수 페르난데스를 맞아 이닝을 쉽게 마칠 수 있었지만 섣불리 한복판에 직구를 던지다 안타를 맞았다.

첫 안타를 투수한테 맞자 심리가 흔들린 나머지 1번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2번 도노반 솔라노에게 각각 2루타, 우전 안타를 얻어맞아 2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경기 후 "3회 투수한테 안타를 맞은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며 아쉬워했다.

류현진은 4, 5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6회말 1사 후 2번 솔라노와 3번 지안카틀로 스탠튼에게 잇달아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4번 로건 모리슨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얻어맞고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후 5번 에드 루카스를 고의사구로 거른 다음 1사 만루에서 6번 아데이니 에체베리아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다저스 타선은 5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1점을 뽑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페르난데스는 이날 6이닝 4안타 8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해 시즌 9승(5패)째를 따냈다. 최고 시속 99마일(159㎞)까지 나오는 강속구와 파워 커브는 다저스 타자들을 완벽히 압도했다. '쿠바 괴물' 투타 맞대결에서도 다저스 푸이그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틀어 막고 신인왕 레이스에서 한발 앞서갔다.

투수한테 안타, 강타자한테 맞은 것보다 더 큰 충격

내셔널리그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선다. 타격이 서투른 투수들은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대상이다. 투수 입장에선 타석에 선 투수를 잡으면 본전이다. 그러나 반대로 투수한테 안타를 맞으면 그 충격은 배가 된다. 이날 류현진이 그랬다.

민훈기 XTM 해설위원은 "신인왕 경쟁자이자 센 투수를 만난 만큼 승부욕이 넘쳤을 텐데 안타를 맞아 강타자한테 맞는 것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도 "반드시 잡고 가야 할 상대에게 당해 기분이 상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투수를 상대로 던져본 적이 없어 여태껏 그런 기분은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손혁 MBC SPORTS+ 해설위원은 "(류)현진이가 그 동안 잘했던 것도 투수를 잘 막았기 때문"이라며 "첫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라도 잡았더라면 나았을 텐데 연속 안타를 맞아 던지는 내내 신경 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에 당한 케네디 '멘붕'

상대 투수를 몇 차례 방망이로 울렸던 류현진은 페르난데스에게 역으로 당했다. 팀 공격이 안 풀릴 때 투수가 안타 하나를 쳐주면 분위기는 금방 살아난다. 반면 투수한테 맞은 투수는 죽을 맛이다. 지난 4월14일 류현진에게 3타수 3안타를 허용한 애리조나의 에이스 이안 케네디가 그랬다.

케네디는 당시 류현진의 첫 타석에서 투 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직구를 던지다 안타를 맞았다. 오기가 생긴 케네디는 이후 두 차례 대결에서 또 직구 승부를 하다 두들겨 맞았다. 케네디는 "투수가 3안타를 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혀를 찼다.

손혁 해설위원은 "케네디의 사례처럼 현진이도 투수한테 안타를 맞고 경기가 꼬였다"면서 "다음부터는 어떤 일이 있어도 투수를 꼭 잡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류현진은 잘 던졌다"며 "타자들이 점수를 더 내줬어야 했다"고 총평을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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