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는 끝났다. 이제 정치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 간의 여름휴가를 끝내고 19일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워싱턴의 정치 계절이 시작됐다. 의원들도 9월 초 의회 회기를 앞두고 속속 워싱턴으로 돌아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원들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숙제 가운데 예산안 처리가 있다. 연방 회기가 끝나는 9월30일까지 예산안을 타결짓지 못하면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가 폐쇄된다. 예산을 다루는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오바마 정부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문제는 10월 중 발생할 16조7,000억달러의 국가부채 상한 도달, 10월1일 본격 시행을 앞둔 이른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법) 등과 얽혀 있어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예산 삭감과 국가부채 상한 증액의 규모를 같게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보수 공화당 정치인들은 건강보험법을 비롯한 오바마의 개혁 입법에 대한 예산 배정을 막지 못하면 정부 폐쇄가 더 낫다고 주장한다. 상원이 마련한 포괄적 이민 개혁 법안은 '오바마의 유산' 중 하나이지만 하원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해 동의를 구해야 할 다른 현안도 적지 않다. 사생활 침해 사실이 폭로되면서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은 적법성 논란에 휘말려 있다. 연일 희생자가 늘어나는 이집트 사태 역시 오바마와 외교안보팀을 시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22, 23일 버스투어를 재개, 교육 개혁과 중산층을 포용하는 정책 등을 놓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으로 가을의 정치를 시작한다.
한편 여름 휴가 내내 오바마 대통령은 '아침 브리핑-점심 골프-저녁 친구 회동'을 반복했다. 백악관에서 국민 설득을 위한 버스투어 계획을 발표할 때,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직전에도 골프 라운드를 해 이번 휴가 중 골프를 여섯 번이나 했다. 마지막 라운드에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재미동포 전은우 변호사, 보좌관 마이크 브러시가 함께 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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