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극소수이지만, 3차 협력업체들도 동반성장의 온기를 느끼는 곳이 있다.
지난 16일 LG생활건강의 1ㆍ2ㆍ3차 협력업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로의 애로와 건의사항 등을 얘기하는 자리였다.
3차 협력업체인 경기 김포시 이미종(67) 한덕판지 대표는 "매달 15일에 꼬박꼬박 현금으로 대금을 받는다"고 말했고, 허남열(46) 우성스크린 대표도 "원자재 값이 인상할 때마다 납품단가에 바로 반영해준다"고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납품단가 협상과 현금결제 방식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는데, 비결은 모든 제작비용을 공개하는 투명성에 있었다. 허남선(53) 우성플라테크(1차 협력사) 대표는 "협력업체들로부터 원가 계산서를 받아 그대로 모기업에 제출하고 모기업으로부터 받은 거래내용도 협력업체들에게 가공 없이 공개한다"며 "모든 공정비용이 공유되니 단가를 부당하게 깎거나 결제대금을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동반성장 사례는 복수거래다. 1차 협력사가 여러 업체와 거래를 트게 되자, 2ㆍ3차 협력사들도 일감이 늘었다. 허 대표는 "2000년 LG생활건강과 첫 인연을 맺은 후 30여개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며 "동종업체와 거래하면 LG생활건강이 꺼려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괜한 기우였다"고 말했다.
모기업의 문턱이 낮다는 점도 새로운 경험이다. LG생활건강은 협력사들에게 매달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제공한다. 2차 협력사인 한국에스피아이 방복남(54) 대표는 "당장의 상용화가 어렵더라도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디어를 선정해 기계와 금형 개발비를 지원해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박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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