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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아빠의 우승 집념 "러프ㆍ벙커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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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아빠의 우승 집념 "러프ㆍ벙커 쯤이야"

입력
2013.08.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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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메이저대회인 동촌 제56회 KPGA 선수권(총 상금 5억원) 4라운드가 열린 충주의 동촌 골프장(파72ㆍ7,192야드) 18번 홀(파5).

18언더파로 단독 선두인 김형태(36)와 17언더파로 공동 2위인 김대섭(32ㆍ우리투자증권), 이상희(21ㆍ호반건설)가 마지막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김대섭은 연장전 승부를 위해 힘차게 드라이버를 휘둘렀지만 왼쪽 깊은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세 번째 샷 만에 간신히 러프에서 탈출한 김대섭은 네 번째 샷이 OB(아웃 오브 바운즈) 구역으로 날아가면서 우승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김대섭은 트리플 보기를 범해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로 미끄러져 이 대회 3회 우승에 실패했다.

평균 290야드를 때리는 장타자인 이상희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고 때린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 프린지에 떨어뜨렸다. 손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프로치 실수로 파에 그치면서 김형태와 17언더파 271타로 동타를 만드는데 그쳤다.

1타 차 선두였던 김형태는 티 샷이 오른쪽 러프, 두 번째 샷은 벙커, 세 번째 샷은 다시 러프에 빠졌다. 그러나 김형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4온에 성공한 뒤 2퍼트, 보기로 막아냈다.

베테랑 김형태는 2년 연속 이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이상희에게 연장 승부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형태는 18번 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1.8m 버디를 잡아내면서 파에 그친 이상희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2000년 프로 데뷔한 김형태는 2010년 3월 KPGA 한중 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1차 대회 이후 3년 5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개인 통산 5승째다.

2006년 11월 몽베르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따낸 김형태는 당시 시상식에서 여자 친구였던 변희진씨에게 공개 청혼을 해 화제를 모았다. 결혼 후 6년 만인 다음 달에 아빠가 되는 김형태는 이번 우승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개인 첫 우승 컵은 아내에게 결혼 선물이 됐고, 5번째 우승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한 것이 됐다.

박상현(30ㆍ메리츠금융그룹)은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해 단독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상금 랭킹 1위 류현우(32)는 이태희(29ㆍ러시앤캐시) 등과 함께 공동 6위(12언더파 276타), 김형성(33ㆍ현대하이스코)과 강경남(30ㆍ우리투자증권)은 공동 9위(11언더파 277타)를 차지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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