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홍삼제품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0년 6월 부산 강서구에 1호점을 냈던 작은 기업이 불과 3년 만에 점포 수를 전국에 23개로 늘렸다. 돌풍의 주인공은 해운대구에 본사를 둔 ㈜진삼. 이 회사는 홍삼의 핵심성분인 진세노사이드(사포닌) 함유량을 높이는 제조기술을 개발, 뛰어난 제품력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진삼을 설립한 손정헌 대표를 만나봤다.
-엔지니어 출신인데, 홍삼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1984년 효성산업전자를 설립해 초정밀 전자ㆍ전기 콘트롤러 분야의 제품을 개발해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대기업에 납품했습니다. 그러다 2003년 ㈜훼바로 사명을 변경, 홍삼 추출포장기를 개발해 판매했죠. 2009년에는 추출한 홍삼액을 포장하는 자동화기계 200대를 한국인삼공사에 납품하면서 홍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 후 홍삼을 직접 만들기로 결정, 홍삼 관련 서적과 논문 등을 보면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구증구포'를 자동화하는 설비(증숙기)를 개발했습니다. 27년 간의 정밀 콘트롤러 제작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삼가'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것입니다."
-구증구포는 어떤 방식인가
"한마디로 '인삼을 아홉 번 찌고 말리는' 방식입니다. 홍삼의 진짜 영양소는 뿌리에 있습니다.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식물이 함유한 화합물로 한방약을 만드는 데 쓰임)을 진세노사이드라고 합니다. 진세노사이드는 항암, 항산화 기능이 강합니다. 이 진세노사이드가 가장 많이 몰려있는 부분은 인삼의 잔뿌리인데 이 잔뿌리의 유무가 홍삼의 품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수삼을 찌는 열 때문에 뿌리가 타버리거나 없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한번에 오랫동안 증숙하지 않고 아홉 번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영양소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증숙기계에 2.4kg의 수삼을 넣어 4일 동안 아홉 번 찌고 말려 숙성시킵니다. 그 결과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홍삼 추출액이 7~14배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쟁사와의 비교광고 등 마케팅이 과감하다는 평을 받는데
"제품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홍삼시장 규모가 1조원이 넘는데 대부분을 정관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삼공사는 2002년 민영화가 됐는데도 계속 '공사'라는 명칭을 써 많은 소비자들이 정관장을 국가가 운영하는 브랜드라고 믿고 구매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경쟁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제품력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정청이 공식 인정한 내용대로 정관장 제품에 비해 홍삼성분 즉, 인삼의 진세노사이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비교광고로 소개한 것입니다."
-향후 경영목표는
"부산을 넘어 수도권에서도 홍삼정, 홍삼추출액 등 기존 제품 판매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한 신제품 에너지보이(홍삼 발포형태 제품)가 20~40대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어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수도권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매출을 많이 올리기 위해 다량의 제품을 저가에 내 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가장 뛰어난 제품을 제대로 값을 받고 판매할 것입니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철저히 따지고 비교해서 자신과 가족의 몸에 가장 좋은 제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진삼가의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이유라고 봅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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