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사태에 따른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섰지만 이집트 과도정부가 반정부 시위대의 중심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향해 "화해하지 않겠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군경은 카이로 이슬람 사원에 대피했던 시위대를 큰 피해 없이 강제 해산했지만 시위대가 추가 시위를 예고해 여전히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군경은 17일 카이로 람세스 광장 인근 알파스 이슬람 사원을 기습, 안에 있던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이들 중 385명을 체포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는 전날 람세스 광장에서 반군부 시위를 하다 사원으로 대피했다. 이들 시위대 중 일부는 사원을 둘러싸고 있던 군경과 총격전을 하기도 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는 앞서 16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집트 보건부는 군경이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17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 의장인 모하메드 바디에의 아들도 사망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유혈사태가 시작된 14일 이후 공식 사망자만 800명을 넘어섰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하젬 엘 베블라위 총리는 17일 무슬림형제단을 지목해 "국가를 상대로 무기를 사용하고 손에 피를 묻힌 이들과는 화해하지 않겠다"며 무슬림형제단 해체를 위한 법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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