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공위성으로는 처음으로 밤이나 구름 낀 날에도 지상 관측이 가능한 영상레이더(SAR)가 탑재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5호가 22일 오후 11시 39분(현지 시간 오후 8시 39분)께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에 실려 발사된다.
SAR는 마이크로파(파장이 1mm~1m로 짧아 빛과 성질이 비슷한 전자기파)를 지상 목표물에 쏘아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장비로 국제 협력을 통해 2005년부터 총 2,381억원을 들여 개발됐다. 독일과 이탈리아, 이스라엘, 러시아 등 SAR 위성을 자체 보유한 나라는 세계에 몇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2, 3호에는 광학 관측 장비가 실려 있다. 이들 장비는 고해상도 컬러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등 정보를 해석하는 데 효과적이긴 하지만,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빛이 적은 흐린 날씨나 밤에는 촬영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실제로 2007년 12월 태안반도에서 일어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때 아리랑 2호는 사고 해역의 짙은 구름 때문에 촬영에 실패했지만, 독일의 SAR 위성인 '테라 SAR-X'는 시시각각 변하는 태안의 모습을 생생히 담은 영상을 전송했다.
빛이 없어도 찍을 수 있다는 점 외에 서로 다른 시기에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해 관측 대상의 미세한 높낮이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도 전자기파 관측 장비의 큰 장점이다. 이를 활용하면 산사태나 화산, 지반 침하 같은 재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항우연은 내다보고 있다.
아리랑 5호는 발사 후 914초에 고도 550km에서 발사체로부터 분리되며, 약 6시간 뒤인 새벽 5시 36분(현지시간 새벽 2시36분)께 항우연 지상국과 첫 교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약 26주 간의 검ㆍ보정을 거쳐 5년 동안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항우연은 "위성 여러 기를 군(constellation)으로 묶어 운영함으로써 좀더 짧은 주기의 고해상도 영상 자료 확보율을 높이는 게 세계 위성 개발ㆍ운영 추세"라며 "적외선 장비가 탑재될 아리랑 3A호 발사까지 계획대로 2014년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의 지상 관측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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