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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명인 2연패로 부진 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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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명인 2연패로 부진 털겠다"

입력
2013.08.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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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의 영광을 올해 또 재현하겠다."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의 지난해 우승자 이세돌과 준우승자 백홍석이 마흔 한 번째 명인을가리기 위한 올해 이 대회의 본선 첫 번째 관문을 거뜬히 통과했다.

본선 16강전은 단판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내리 3승을 거두면 결승에 진출하고, 결승 5번기에서 먼저 3승을 거둔 선수가 바둑계 최고 영예인 명인 타이틀의 새 주인이 된다. 대신 중간에 한 번만 삐끗 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지옥의 레이스다.

백홍석은 13일 바둑TV 대국실에서 열린 제41기 명인전 본선 16강전 첫 판에서 이창호를 물리치고 가장 먼저 8강 고지에 발을 디뎠다. 백홍석은 이날 초반 전투에서 크게 실패해 중반 무렵부터 패색이 짙었으나 현역 군인다운 불굴의 투혼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대국을 마친 후 백홍석은 "상대의 착각에 힘입어 승리해 마음이 무겁다. 사실상 역전이 어려운 국면이었지만 군인의 신분으로 차마 중도에 포기하고 돌을 거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백홍석은 지난해 명인전 준우승에 이어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비씨카드배 우승 등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올 1월 해군에 입대,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정훈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같은 부대 소속인 고근태와 함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부대 인근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에 바둑을 가르친다고 한다. 군 당국의 배려로 주요 국내 대회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출전할 수 있지만 현역 군인의 세계대회 출전을 불허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해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권을 따냈던 올해 TV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나가지 못했다. 올해 명인전과 바둑왕전, 십단전, 천원전 등 국내 대회에 출전해 2승 3패를 거뒀다.

이어 14일에는 이세돌이 '90후 세대' 강자 김승재를 누르고 역시 본선 8강에 합류, 통산 네 번째 명인 획득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이세돌은 대국 초반부터 특유의 강렬한 공격력으로 상대를 압도, 국면 운영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래도 전체적인 형세는 만만치 않았는데 김승재가 형세를 너무 비관한 나머지 무리하게 버티다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로써 김승재는 이세돌과 역대 전적에서 7전 전패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외 기전에서 승률 50%대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현 랭킹 제도가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벌써 두 달째 3위로 밀려나 있는 이세돌이 과연 명인전에서 다시 정상에 올라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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