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청은 8월 하순 이후 국내에 태풍이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폭염 역시 이때를 전후로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경 기후예측과장은 15일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는 8월 하순은 지나야 태풍이 한반도를 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발행한 태풍은 모두 11개. 하지만 예년보다 과하게 발달해 한반도를 아예 덮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에 가로막혀 북상하지 못한 채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 남부 등으로 향하는 상황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후퇴해 한반도가 가장자리에 들게 되면 태풍이 북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는 남해안을 뒤덮고 동해 쪽으로 확산 중인 적조 현상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태풍은 고온의 표층수와 저온의 심층수를 섞어 수온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적조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폭염과 적조 피해가 워낙 심해 태풍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마냥 반길 처지는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04~2012년 국내에 영향을 미친 태풍 수는 8월(126개), 7월(96개), 9월(82개) 순이지만, 9월 태풍의 위력은 만만치 않다. 역대 가장 큰 재산피해를 낸 10개 중 4개가 9월에 한반도를 지나쳤다. 특히 2002년 8월 30일 상륙해 9월 1일 빠져나간 태풍 루사(피해 5조1,479억원), 이듬해 9월 12일 한반도를 휩쓴 태풍 매미(피해 4조2,225억원)가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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