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국 배우 비비안 리의 유품이 올 가을 전시될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간) BBC뉴스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V&A)' 박물관 측이 비비안 리의 손주들로부터 유품을 사들였으며, 이 가운데는 영화배우인 남편 로렌스 올리비에와 주고받은 연애편지를 비롯해 일기장 사진 필름 영화대본 등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품목들이 포함됐다. 그러나 박물관 측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지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비안 리가 1929년 16세 때부터 53세로 사망할 때까지 간직했던 일기장. 그녀가 자신의 삶과 경력 등을 상세히 기록한 유품이다. 또한 생전에 꼼꼼하게 정리해 두었던 친구 동료들로부터 받은 7,500여 통의 편지 중에는 T.S. 엘리엇, 마릴린 먼로, 윈스턴 처칠, 퀸 마더(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친) 등의 것도 포함돼 있다. 영화 에 출연해 오스카상을 받은 그녀를 축하하기 위해 원작자 테네시 윌리엄스가 보내온 편지도 있다. 윌리엄스는 "스크린을 통해 주인공 '블랑쉬'를 되살려낸 연기에 깊이 감사하다"고 적었다.
영국 버킹엄셔의 리-올리비에 부부 집을 찾은 방문객들의 방명록에는 험프리 보가트, 로렌 바콜, 오손 웰스, 주디 갈랜드, 렉스 해리슨 등 당시 유명 영화배우들의 서명이 담겨있다.
V&A박물관의 키스 로드윅 큐레이터는 "비비안 리가 촬영 현장과 북미 지역을 여행할 때 직접 찍은 컬러 사진도 있으며, 이 유품들은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전시회를 통해 그의 삶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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