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역시 강했다. 올 시즌 최대 위기에서 결국 승리를 따냈다.
LG의 장군에 삼성이 멍군을 불렀다. 삼성은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9-2, 완승을 거뒀다. 6번 3루수 박석민이 4타수 3안타에 4타점을 쓸어 담았고 선발 차우찬이 7.2이닝 5안타 2실점으로 8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전날까지 승차 없이 1위 자리를 유지하던 삼성은 시즌 55승2무34패를 기록하며 LG(56승37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힘든 승부가 예상됐다. LG가 4연승 중인데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1명에 사이드암 심창민까지 2군에 있어 마운드가 위태로웠다. 여기에 전날 무릎 부상을 당한 2루수 조동찬은 이날 시즌 아웃이 결정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미리 보는 한국 시리즈. 두 달 넘게 1위 자리를 지키던 '디펜딩 챔피언'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LG보다 앞섰다. 삼성은 0-1로 뒤지던 2회말 무사 2ㆍ3루에서 6번 박석민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계속된 무사 2루에서는 상대 실책으로 1점 더 달아났고, 1사 3루에서는 9번 김상수의 희생 플라이로 4-1까지 점수를 벌렸다.
맹공은 계속됐다. 4회말 박석민의 2점 홈런, 7회말 4번 이승엽의 투런 홈런 등으로 9-2, 7점 차로 성큼 달아났다. 마무리 오승환은 9회 11일 만에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귀중한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지난 시즌에도 8월 중순 2위 두산에 2.5경기 차로 쫓긴 채로 맞대결(3연전)을 펼쳤다. 3연패를 한다면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시즌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삼성은 조급함 없이 3연승으로 두산을 제압했다. 아무리 팀 사정이 어려워도 선두 자리는 결코 내주지 않는 게 삼성 만의 강점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차우찬이 잘 던졌고, 박석민이 타선을 이끌었다"며 "전체적으로 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오늘 등판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고 했고 박석민은 "중요한 경기를 이겨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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