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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건강] 철인 3종 도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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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 건강] 철인 3종 도전하기

입력
2013.08.1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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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에서 철인 3종에 도전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온 적이 있다. 방송을 보면서 나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고 또 통영이라면 내가 첫 철인 3종을 도전했던 곳이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예전에 누가 나에게 물었다. 그 힘든 철인 3종은 왜 하는 거냐? 갑자기 나온 질문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렇게 힘든 운동을 하는 거지? 그 때 갑자기 나온 나의 대답은 “남자의 자격! 진정한 남자라면 한번 도전해 보고 완주해야지.” 물론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이지만, 이왕이면 목표를 크게 잡고 철인 3종에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수영과 싸이클을 어느 정도 익숙하게 하고 나서 드디어 철인 3종에 도전하게 되었다. 대회 중에서 동호인들이 제일 많이 참석하는 대회를 알아보게 되었고 통영에서 열리는 대회가 1,000여명의 동호인들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출사표를 던지게 되었다.

수영장에서만 연습하다가 오픈 워터(바다 혹은 강) 수영을 해보지도 않고 대회에 나간다고 생각하니 떨리고 긴장되었다. ‘과연 정말로 완주할 수 있을까? 바다수영을 잘 해 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매일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약간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는 오로지 ‘열심히 연습하면 완주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만 했지 바다수영이 풀장에서의 수영과 다르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강이나 바다에서의 연습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하여튼 대회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더 수영연습에 매진하고 매일 자전거로 남산을 오르면서 싸이클 준비를 하였다. 달리기는 ‘그냥 천천히 달리면 되겠지’란 막연한 생각으로 준비 없이 대회를 맞았다.

드디어 일요일 아침에 철인 3종을 완주하려는 동호인들이 모여들었다. 번호표를 양쪽 팔과 다리에 붙인 후 자전거를 거치하고 수영 슈트를 입고 출발대기를 한다. 출발선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니 갑자기 불안과 공포가 몰려왔다. 전날 수영연습을 해보니 수영장에서처럼 호흡이 편하지가 않았고 수온은 13도로 목욕탕 냉탕처럼 차가워서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괜히 겁 없이 철인 3종을 시작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잠깐 고민하는 사이 어느덧 출발을 알리는 에어혼이 울리고 바닷물에 뛰어 들어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1000여명이 한꺼번에 뛰어드니 정말 멸치떼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서로 부딪히고 발로 차기도 하고 다른 사람 위에 올라타기도 하고 한마디로 아비규환, 이것이 바로 전투수영인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레인에서 조금 벗어나서 사람들 없는 곳에서 천천히 나아가기로 하고 열심히 팔을 돌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호흡이 편해지고 한결 여유로워졌다. 수영을 마치고 싸이클을 탔다.

싸이클 코스는 처음에는 평지였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고 다리에는 점점 힘이 가고 쥐가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할 수 없이 마지막 언덕은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올라가야했다. 마지막은 달리기다. 싸이클을 거치하고 운동화로 갈아 신고 달리려고 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근전환이 제대로 안 된 것이다. 할 수 없이 천천히 달릴 수 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골인 지점이 다가왔다. 마지막 스퍼트를 하면서 골인했다. 정말 기뻤다. 가장 기쁜 것은 수영을 못 하던 내가 1.5킬로 바다수영을 해 낸 것이다.

철인 3종을 마치고 느낀 점은 ‘정말 이 세상에서 못 할 것은 없구나’ 였다. 골인 지점까지는 정말 너무 멀고도 험한 여정이었지만, 골인하고 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

이 느낌 때문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꿈은 이루어진다’ 란 붉은 악마의 응원문구가 생각난다. 정말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전국민의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수영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철인 3종 완주를 했으니,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도전을 할 수 있느냐 그리고 얼마나 꾸준히 연습하는지가 문제이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조대연 서울백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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