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포털 네이버에 쪼개고 떼어내는 멈추는 작업이 한창이다. 주력 사업을 분리하는가 하면, 일부 서비스는 아웃소싱하거나 중단하기도 한다. 확장과 팽창만을 거듭해왔던 네이버는 지금 가히 '분화'상태다.
비대화에 따른 효율저하, 그리고 공룡포털에 대한 '온라인판 골목상권침해'논란이 그 배경. 하지만 이런 분화마저 근본적 변화 없는 또 다른 '꼼수'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13일 자회사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산하 e커머스본부에 있던 온라인 쇼핑몰 '샵N'을 독립 사업부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샵N은 상품 판매자가 인터넷 쇼핑몰에 자신만의 상점을 개설하고 상품정보를 직접 등록하면 판매가 이뤄지게 하는 일종의 온라인 장터. 하지만 검색 점유율 70%가 넘는 네이버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도입 초부터 다른 영세 온라인쇼핑몰들을 고사시킨다는 '골목상권'논란을 빚기도 했다.
네이버가 샵N을 독립사업부로 바꾸기로 한 건 '검색 결과 특혜 논란'때문. 샵N이 이베이나 11번가 등 다른 온라인쇼핑몰보다 네이버 검색결과 노출에서 우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는데, 네이버 관계자는 "샵N이 네이버에 기대고 혜택을 받는다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장기적으론 샵N의 분사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샵N의 사무실 역시 분당 네이버 본사에서 벗어나 서울 강남으로 옮길 예정이다.
앞서 네이버는 올 초 모바일 전담 자회사 '캠프모바일'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13년전 합병했던 한게임을 분리시켰다. 사명도 NHN에서 포털명인 네이버로 바뀌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네이버의 변화를 비대화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직원수 3,700명에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공룡'기업이 됐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론 '성공벤처의 아이콘'이란 평판이 무색할 만큼 모바일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카카오톡 등에 밀리는 결과가 초래됐고, 다른 한편으론 중소업체들이 이미 키워놓은 시장을 싹쓸이한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원장은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다른 사업을 하면서 경쟁 사업자들을 배제하는 유인이 커지고 있다"고 네이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뒤이어 지난달부터 공정위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네이버는 현재 분사 분리 서비스방식개편 등 다양한 상생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논란은 그치질 않는다. 부동산 매물중개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네이버는 2009년부터 각 부동산 중개업소로부터 직접 광고비를 받고 매물광고를 노출해왔는데, '동네 중개업소를 다 죽인다'는 비판이 일자 이달 초부터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매물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동네 중개업소들은 "거대 부동산 정보업체들에게만 도움이 될 뿐 소규모 중개업자들로선 달라지는 게 없다"며 "광고비 인하 등 실질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꼼수만 피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샵N 독립사업부화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 쇼핑몰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립사업부로 만들든 분사를 하든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며 "수수료인하 같은 실질적 조치 없이 서비스를 계속하는 한 특혜와 동네상권 침해시비는 끝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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