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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8월 14일] 체크카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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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8월 14일] 체크카드 시대

입력
2013.08.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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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만 해도 미국과 영국 등으로 유학ㆍ이민 간 사람들이 겪는 문화쇼크는 은행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 보낸 학비와 이주비 등을 받기 위해 은행계좌를 개설하면 자신의 예금계좌와 연동한 개인수표(Personal Check)와 체크카드인 데빗(Debit)카드를 발급 받는다. 현지 금융거래가 없는 이들로선 은행으로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 그러나 데빗카드 한 장만 있으면 상점에서 현금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었으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 체크카드는 1995년 선불ㆍ직불카드 형식으로 국내 첫 선을 보였다. 2002년 '카드 대란' 이후 과소비와 충동구매를 억제하는 순기능 인식이 확산되면서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체크카드를 선보인 신한카드의 경우 2006~2010년 평균 37%씩 성장했다. 2011년부터 금융당국의 확대정책에 힘입어 지난 3월말 1억184만장을 돌파했다. 이용실적도 지난해 8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6%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증가율은 5.9%에 그쳐 체크카드가 신용카드 자리를 빠르게 대체해 가고 있다.

▲ 최근 정부의 세법개정 과정에서도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15%에서 10%로 낮추고,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은 30%를 유지하기로 해 체크카드는 이미 효자카드로 떠올랐다. '13월의 보너스'를 늘리기 위해선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가 3배 큰 체크카드 이용이 늘 것은 자명한 이치. 여기에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표로 활성화 후속대책도 내놓기로 해 바야흐로 체크카드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 신용카드를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올 들어 4개월간 카드 지급결제금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7% 증가했지만 그 이전과 비교할 때 평균 4%포인트 이상 둔화된 반면 5만원권 사용이 급증했다. 신용카드에서 멀어지는 소비심리가 체크카드로 그대로 전이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카드업체들로서도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가맹점 수수료가 낮고 현금서비스 기능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적극적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유리지갑 소비자의 알뜰한 지혜가 필요하다.

장학만 논설위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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