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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세금 안 걷히고… 비어가는 나라 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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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세금 안 걷히고… 비어가는 나라 곳간

입력
2013.08.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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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재정이 총체적 난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황의 장기화 등으로 올 상반기 세수가 격감한데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인 첫 세법개정안은 납세자의 강력한 조세저항에 밀려 당초 계획보다 세수감소가 불가피하다. 설상가상으로 총 14조원에 달하는 공공기금의 운용수익률마저 올 2분기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했다. 돈 쓸 곳은 넘치는데, 정작 돈 줄은 급격히 말라가는 형국이다.

13일 국세청ㆍ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수실적을 점검한 결과, 양 기관의 세금 징수액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각각 9조4,061억원(9.3%)과 2조4,716억원(6.9%) 감소했다. 국세청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는 101조5,938억원을 거뒀으나 올해에는 92조1,877억원에 그쳤고, 관세청의 세수 실적도 31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34조3,216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올해 초 당국이 세운 목표(세입예산) 대비 세수실적을 나타내는 '세수 진도비'를 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국세의 실제 세수 진도비율은 46.3%에 불과한데, 이는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57.9%)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세수 감소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에서 두드러졌다. 불황장기화의 여파로 6월 말까지 전년 대비 법인세 부족분은 4조1,883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16.3%나 감소했다. 게다가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으로 과세가 강화되자, 소득 노출을 기피한 부유층의 현금 결제 성향이 높아지면서 부가세 징수액도 지난해보다 2조2,374억원(-8.0%)이나 감소했다.

우리나라 주요 재정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공공기금 수익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2분기 현재 주요 연ㆍ기금에서 14조2,600억원을 위탁 받아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연기금 투자풀의 절대 수익률은 -0.55%(연 수익률 기준)를 기록 중이다, 이는 약 2,000억원 가량의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로, 절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은 이 투자풀이 조성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14조원 가운데 6조5,000억원이 배정된 채권형의 수익률이 -1.8%를 기록했으며, 주식에 투자한 자금의 가치 하락률은 8%에 달하고 있다.

연기금 투자풀은 민간의 동종 투자펀드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저조하다. 채권형의 경우 비슷한 민간 펀드의 수익률(-1.05%)보다 0.75% 포인트 이상 낮으며, 주식과 채권에 모두 투자하는 '혼합형' 자금의 수익률(-0.9%)도 민간 펀드(-0.57%) 보다 0.3%포인트나 낮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2분기 시장 금리가 요동치면서 수익률이 저조하게 나타났다"며 "하반기에는 정상 수익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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