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을 선언한 가운데 영변 상공에서 지난 6월 방사성 물질인 제논이 세 차례 검출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국내에서 탐지장비로 포집한 영변의 기체를 분석한 결과 제논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 이상 징후로 판단되는 경우가 세 번 있었다"며 "북한 지역에서 이렇게 집중적으로 제논이 검출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제논은 통상 핵실험이나 원자로 가동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시험 가동하는 과정에서 제논이 새어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4월 초 대남 도발위협을 고조시키면서 2007년 가동을 중단한 5MW급 흑연 감속 원자로의 재가동을 선언했었다. 북한은 영변에 25~30MW급 실험용 경수로도 건설중인데 전문가들은 이 원자로가 올해 연말쯤 정식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제논이 검출된 시점이 한중 정상회담(6월 27일~30일) 직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대응차원에서 원자로 가동 카드를 꺼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한중 정상회담 외에도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등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영변에서 검출된 제논에 대해 의미 있는 분석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는 6월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르면 1, 2개월 후 영변 핵시설을 가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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