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애플 보유 상용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관련제품 수입을 금지토록 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정과 관련, 글로벌 IT업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의 완승으로 보는 쪽이 있는 반면, 반대로 내용상 삼성의 판정승으로 규정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삼성이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는 이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ITC 판정 자체에 대해선 애플의 승리로 간주하면서도 스마트폰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특허(D 678특허)가 '비침해'판정을 받은 것에 주목하며 이 같이 해석했다. 애플은 그간 삼성전자가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을 베꼈다며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비난해왔고 전 세계 소송마다 이를 빼 놓지 않고 포함시켰는데, 이번에 ITC는 "둥근 모서리 특허는 침해하지 않았다"고 최종 판정을 내린 것. 따라서 삼성전자 입장에선 다른 상용특허에서 패배한 것보다, 이 디자인 특허에서 승리한 것이 훨씬 값지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에 수입금지된 삼성전자 제품이 대부분 철 지난 구형인 점을 들어, 미 IT전문매체 은 "소비자가 느끼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ITC 판정으로 애플이 향후 특허협상 및 법정공방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를 운영하는 플로리안 뮐러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애플이 요구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확실히 커졌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분석가는 "애플은 다른 회사들과의 특허분쟁에서도 확실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면서 "아마도 애플은 '삼성도 안 되는 일이 당신네한테는 어떻게 되겠냐'며 다른 회사들에 경고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미국 수입 금지로 시장점유율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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