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모 전 부회장의 숨겨진 딸 행세를 하며 투자금 수십억원을 받아 빼돌린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경매물건에 투자하면 2~3배의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거액을 유치한 뒤 이를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이모(31)씨를 구속하고 홍모(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경매물건을 샀다가 되팔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 9명으로부터 22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씨는 인터넷 역할 대행사이트에서 홍씨를 고용, 은행 지점장 역할을 하도록 한 뒤 투자자들을 만날 때 홍씨로 하여금 자신을 삼성그룹 전 부회장의 숨겨진 딸로 소개하도록 했다.
이씨는 또 재벌가 자녀처럼 보이려고 평소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승합차를 이용하고, 경호원 3, 4명을 고용해 주변에 배치하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여왔다. 또 70억원이 입금된 가짜 통장과 가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여주는 등 거액을 상속받은 것처럼 꾸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수법으로 피해자 박모(43ㆍ여)씨에게 7억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투자했으나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경찰관계자는 "이씨가 경매물건을 실제 구입하지 않았으며, 이 돈으로 고가수입품(명품)과 보석을 사는 등 백화점에서 VIP 고객 대우를 받으며 방탕한 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대전=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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