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을 놓고 직장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세법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월급쟁이 4명중 1명은 세부담이 늘어나게 돼 있어 결국 '중산층 월급쟁이의 세(稅)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근로자들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 없이 책상에 앉아 만든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9일 누리꾼들은 '실질급여 월 250만원 안팎이 고소득자라니' '세금까지 더 내라니 대한민국에서 성실히 일해 언제 전세라도 하나 구할까' '서민 호주머니털기 이젠 대놓고 하는 건가요' '월급쟁이가 무슨 봉인가'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아이디 pro1****는 "근로자 실질소득은 줄게 되고 전세는 치솟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고, 아이디 shiz****는 "근로자 대부분이 빚쟁이인데 벌이에 맞춰 증세하면 정말 허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축소키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신용카드 위주로 생활하는 서민들에게 체크카드 위주로 생활하는 건 쉽지 않다"거나, "결국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고 체크카드 소득공제를 늘리겠다는 건 체크카드로만 생활이 가능한 부자들에게만 좋은 소식인 것 같다"는 글들도 올라왔다.
직장인 뿐 아니라 음식점들도 비상이 걸렸다. 신설되는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한도 때문이다.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는 음식점 사업자가 농수산물을 재료로 살 경우 구입액의 7.4%는 부가가치세로 보고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로 지금까지는 공제 한도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세제개편안은 음식점들이 재료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과도한 세액공제를 받아왔다는 판단 아래 내년부터 매출액의 30%까지만 공제해주기로 했다.
음식점들의 이익 대변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음식점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이 37~40%인데 원가의 30%까지만 부가세를 공제해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제조업처럼 원료를 보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재료를 사다가 장사하는데 한도를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미용 관련 병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내년부터 양악수술이나 여드름 치료, 제모, 탈모치료와 같은 모든 미용·성형 목적의 의료용역에 부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1,500만원인 양악수술에 10% 부가세가 포함되면 1,650만원으로 150만원 인상되고, 결국 병원들 입장에서는 이를 전부 환자들에게 부담시킬 수 밖에 없다고 이들은 밝히고 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