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40도를 오르내린 울산에 이어 경주도 낮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았고 대구와 포항은 37도를 넘는 등 찜통 더위가 이어졌다. ★관련기사 9면
다만 오전에 비가 내리면서 폭염주의보가 해제된 서울은 30.8도, 수원 32.2도 등으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권에서 낮 동안에는 강한 일사로, 밤에는 높은 습도로 누적된 열이 없어지지 않아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며 “비 소식이 없는 남부지방의 경우 당분간 찜통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은 10일에 비가 오면서 기온 상승이 주춤하다 11일부터는 뜨거운 공기가 감싸면서 다시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다음 주에도 33도를 웃도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9일 순간 전력 수요가 올여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전력난을 맞았으나 강제 절전 등 비상조치로 위기를 넘겼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피크시간대인 오후 2∼3시 공급능력 7,804만kW에 평균 전력수요 7,360만kW, 예비전력은 444만kW(예비율 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순간 전력수요(오후 1시54분)는 7,433만kW까지 치솟아 올여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오전 11시11분 순간 예비력이 450만kW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된 데 이어 오후 1시39분에는 350만kW마저 붕괴돼 ‘관심’ 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전력난은 간신히 넘겼지만 문제는 다음 주 12∼14일이다. 한 관계자는 “서울 기준으로 12일 낮 최고기온이 34도, 13∼14일에는 33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돼 이 시기가 전력 문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전국적인 폭염으로 올여름(6월2일 이후) 들어 4명이 사망했고 전날까지 66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축은 383개 농가에서 닭 74만여마리, 오리 4만여마리 등 모두 78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폭염으로 경부 고속철도 중 신경주와 울산 구간은 레일 온도가 55도 이상으로 올라가 오후 3시20분부터 3시 45분까지 속도를 시간당 230km로 제한해 운행했다. 일반선인 상동∼밀양간 레일온도도 55도 이상으로 올라가 오후 2시20분부터 4시까지 주의운전을 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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