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게임'식으로 전개되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담이 '3자회담'(대통령, 여야 대표)으로 길을 찾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형식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회담과 관련해 3자회담(대통령, 여야 대표)을 다시 꺼내 들었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청와대가 제안해 오면 판단하겠다"고 길을 열었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담은 지난 3일 김 대표가 단독 회담을 제의한 이후 황 대표의 3자회담, 청와대의 5자회담(대통령,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다시 민주당의 단독회담 등으로 수정 제안과 역제안의 과정을 거쳤다.
여야의 기싸움도 치열하게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원내 현안을 논의하려면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5자회담을, 의제로 원내 현안을 고집하지 않겠다면 3자회담을 수용하라고 주문했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당 대 당이 해결할 문제라면 대통령에게 담판을 요구할 일은 아니다"면서 "원내 문제가 포함됐다면 5자회담을, 아니면 그 동안 민주당이 정례화하자고 줄기차게 주장한 3자회담을 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5자회담 제안을 비판하면서도 3자회담의 길은 터두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현 정국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대통령이라면 이럴 수 없다"며 "엄중한 정국을 풀자고 단독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청와대가 5자회담을 역제안해서 기싸움으로 흘러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김관영 수석대변인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황 대표가 제안한 3자회담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청와대에서 정식으로 3자회담을 제안한다면 그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여당에서 다시 제기된 3자회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여야가 3자회담 형식으로 의견을 모아가면 청와대가 이를 수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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