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올해 4월부터 축소해왔던 현금서비스 할부결제가 내년 2월에는 아예 전면 중단된다. 가계부채와 카드빚 돌려막기를 줄이자는 취지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내년 2월 1일부터 현금서비스 할부결제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하고 고객들에게 이런 사실을 공지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올해 4월 1일 이전에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에 한해서만 카드 유효기간까지 현금서비스 할부결제를 허용하고 있으나 내년 2월부터는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금서비스 할부결제는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은 뒤 2∼6개월에 걸쳐 나눠 갚는 방식이다.
하지만 할부결제가 무분별한 현금서비스를 부추겨 가계부채를 늘리고 서민층의 카드빚 돌려막기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할부결제 중단을 지도해왔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할부전환이 카드 부가서비스 항목에 포함돼 있어 고객들에게 중단 계획을 충분히 알린 뒤 내년 2월부터 할부전환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은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지침을 따르기 위해 부가서비스마저 없애면 기존 수익원마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은행·보험과 마찬가지로 카드사들도 순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로 현금서비스 부문의 성장도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할부상환 서비스가 현금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것이 사실이지만 다급하게 돈을 빌렸다 갚아야 하는 서민층에게 도움이 된 측면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사회적인 금리인하 압박도 적지 않아 수익 창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이용실적은 17조4,230억원으로 2000년대 들어(분기별 실적 기준) 최소치를 기록했다.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도 2009년 25.9%에서 지난해 22.8%로 3.1%포인트 낮아진 상황이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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