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변에 침입한 백돌에 대해 가장 일반적인 응수는 1로 다가서서 착실히 실리를 챙기면서 상대를 중앙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당시 검토실에서 바둑TV를 통해 이 바둑을 관전하던 동료 기사들도 대부분 흑이 처럼 둘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김형우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1, 3으로 계속 모자를 씌워 중앙을 두텁게 만들려고 한 것이다. 물론 이것도 나름대로 충분히 일리가 있는 작전이지만 결과적으로 백이 우변에서 너무 쉽게 살아 버려서 별 실속이 없는 느낌이다.
김형우도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 이번에는 9부터 15까지 귀의 실리를 챙겼는데, 이때 16, 18이 멋진 맥점이다. 19, 20 다음 처럼 두는 건 흑이 오히려 손해다. 그래서 실전에서는 21로 이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백이 선수로 상변을 수습해서 대만족이다. 그런 다음 32로 하변을 먼저 삭감해서 백이 계속 흑보다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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