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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31> 지난 일주일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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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31> 지난 일주일을 보면서

입력
2013.08.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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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국내외에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있었던 시기였다. 그중 아무래도 필자는 역술인이다 보니 SK 최태원 회장과 관련된 사건이나 종교계와 관련된 내용을 흥미롭게 보게 되었다.

먼저 언론을 통해 본 SK 최태원 회장 사건의 개요는 의외로 간단했었다. 증권사 출신의 신기있는 무속인이 투자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나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게 되어 점차 큰 액수의 자금을 만지게 되던 중, 선물 투자에서 큰 실패를 맞보고 그로 인해 두 사람 다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경우에 해당된 사건이었다.

본 사건을 보며 고개가 갸우뚱 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다. 어떻게 엘리트 출신의 대기업 회장이 무속인의 말에 그리 큰 신뢰를 보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간방(艮方)에 갑목(甲木), 인목(寅木)의 성향이 강하므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누구라도 샤머니즘 성향과 함께 어느 정도의 종교성은 다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 어떤 종교 생활이라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신앙심이 깊다고 봐도 된다.

아울러, 기존 종교 외에 도가 사상이나 역술, 무속 또한 여기에 해당되니 비록 미신이라 치부되고 있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 또한 적지 않다고 하겠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쉽게 이해 될 수 있겠다. 필자는 리빙앤조이 19회편에서 '도사와 신통술' 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었는데 그 장에서 이미 언급했었던 바와 같이 세상에는 신묘한 재주를 보이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평소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로부터 그런 능력을 부여 받기도 하고, 혹은 아무런 감흥 없이 평범한 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받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리켜 신기를 받았다고 표현하는데 어떤 표현이던 간에 일반인의 범주를 뛰어넘는 재주를 가지게 됨은 분명하다. 다만, 그렇게 하늘로부터 받은 신묘한 재능이 무한정 계속 발휘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신기는 마치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과 같아서 유효기간이 있다. 이를 무속인들은 모시던 신(神)이 떠나갔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대게는 3~5년이요, 길면 10여년 정도이고 혹은 평소 재물을 멀리하면서 검소함을 실천하고 맑게 산다면 2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본 칼럼을 보고 있는 무속인이라면 필자의 말에 공감하리라 생각하는데 흔히 '공수가 잘 뜬다' 라고 하여 신기가 왕성할 시기에는 본인도 놀랄 만큼 정확히 알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공수가 안뜨는' 시기나 시간에는 마냥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무속인 입장에서는 '신기'라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는 시기를 가장 두려워 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신기' 혹은 '신'을 붙잡기 위해 평소 제사와 기도를 많이 올리기도 하고 향후 공수가 안 뜨는 때를 대비해서 사주 역학을 공부하기도 한다.

김원홍 씨의 경우도 위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언론을 통해 보니 증권사 영업사원 출신이라고 하니 주식이나 선물투자에는 이미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거기에 신기까지 받았으니 그의 예측 능력은 인정 받을 만 했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능력은 지속기간이 문제인데 어느날 갑자기 하늘로부터 받은 능력인 만큼 사라지는 것 또한 순식간이다. 간혹, 자신의 능력이 언제부터 사라지는지 아는 경우도 있으나 대게는 잘 모른다. 때문에 지속기간을 늘리는 것이 관건인데 방법은 최소한의 재물만을 취하고 기도하면서 공덕을 쌓아 나가야만 하나 안타깝게도 그렇게 해도 불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김원홍 씨의 경우를 언론 내용을 토대로 유추해 보자면 초반에는 공수가 잘 떠서 큰 돈을 벌 수 있었으나 선물 투자 시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본 사건을 보며 필자도 좋은 교훈을 얻었는데 무속이건 역술이건 재물과 관련되어서는 그 결과가 흐뭇하지 않으며 개인의 이득을 취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상담하다보면 앞으로 큰 돈을 벌게 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필자도 사람인지라 간혹 재물 욕심이 날 때도 있었다. 허나, 따지고 보면 상담자가 큰 돈을 버는 것이고 필자는 그것을 미리 말해주는 것뿐이지 필자에게 그 사람의 운을 완전히 바꿔주는 신묘한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 재물을 취하면 안 되는 것이다.

상담자 입장에서도 필히 알아야만 하는 것이 있다. 무속인이건 역술가이건 그들을 조언자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이 좋으며 조언을 들은 후에는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 해 달라는 자신의 기도를 신뢰하는 것이 더욱 좋겠다.

지난주는 위 사건 외에도 유달리 기독교 계와 관련된 주요 기사가 눈에 많이 띄었던 것 같다. 조용기 목사의 아들 조희준 씨의 '친자 확인' 관련된 내용과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특히, 어느 한 교회의 내부 문제가 아닌 전국에 5만여개의 교회와 200여만명의 교인이 소속되어 있는 거대 단체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에서 '십일조' 헌금을 내지 않으면 교인 자격을 정지시키는 안을 내 놓았다는 그 자체에 필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십일조' 헌금은 소득의 10%를 내는 것인데 필자가 알기로는 교회 내에서는 십일조 외에도 많은 헌금들이 있으며 그것 대부분이 순수 자발적인 성격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일부 부자 교회에는 부자들만 다니고 있겠으나 일반적인 교회에는 부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 받는 가난한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해당 교회에서는 그들을 위해 수많은 자선 활동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필자는 해당 종교의 신자도 아니고 시골에서 점이나 봐주는 미천한 사람인지라 위 사안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못하겠지만 어떤 형태로건 많은 충격을 받게 한 내용이었다.

문득, 예수님이 나오는 어느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오래 되어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귀를 탄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장면이었는데 사람들이 성전 안에서 장사하고 부정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본 후, '내 집은 기도하는 집' 이라고 하시며 격노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더불어, 그 영화에서 예수께서는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 라고도 하신 장면도 인상 깊었던 장면이었다.

참으로 지난 일주일은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간 시기였던 것 같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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