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5일 두 달 이상 공석이었던 청와대 정무수석에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EU(유럽연합) 대사를 임명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많다.
올해 60세인 박 신임 정무수석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나와 외교부에 입부해 잔뼈가 굵은 정통 외무관료 출신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초대 중국, 일본주재 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했을 때를 제외하곤 국회 관계 일을 본격적으로 해본 경험은 없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무수석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청와대와 국회를 잇는 '가교'인데, 박 수석이 여기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특히나 국정원 국정조사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여야가 극심한 대치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정무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도 고개를 갸웃대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정국에서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가운데서도 특히 중요한 자리가 정무수석"이라며 "외교관 출신을 정무수석에 앉히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선에 박 수석이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인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박 수석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직접 만나 EU대사를 하면서 얻은 현장 지식을 전달했다고 한다. 박 수석이 정무 관련 직책을 맡았음에도 정책보좌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청와대 안팎에선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정무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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