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지난 1995∼1996년 진행된 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 기록 일체를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검찰에 신청했다.
5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이날 '12·12 및 5·18 사건 특별수사본부'가 수사한 전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관련 기록 일체에 대해 열람 신청을 냈다.
정 변호사가 낸 열람 신청서는 전 전 대통령 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변호사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재임 기간에 현대·삼성 등의 총수들에게 돈을 받았지만 이를 민주정의당 운영비나 대선 자금 등 정치 활동비로 썼고, 남은 자금은 수사를 받은 뒤 검찰에 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220억원,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에게서 220억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에게서 150억원 등 모두 2,205억원의 뇌물을 받았고 재판에서 전액 추징을 선고 받았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수사 기록을 분석해 '기업들에서 받았던 돈은 다 써버렸거나 추징금으로 냈고,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는 주장의 근거를 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줄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것도 있어서 법리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차남 재용씨가 지난 6월 '비엘에셋' 명의의 서울 이태원 고급 빌라 2채를 급매한 데 이어 다른 형제들도 검찰 조사를 전후해 소유 부동산 처분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근 전 전 대통령의 삼남인 재만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운영하는 와이너리 회사 '다나 에스테이트' 측이 현지 소재의 한 고급 주택을 매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현지에서 입수한 한 부동산 재산세 고지서를 살펴보면 이 호화 주택은 다나 에스테이트 소유임이 명백하다"며 "지난 3월14일에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 매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공개한 부동산 매매 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해당 주택은 1991년에 지어졌으며 미화 450만달러(50억원 상당)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집은 아직 팔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도 최근 서울 평창동 부동산을 매물로 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국씨는 2002년 평창동 토지 각 621㎡(187평), 324㎡(98평)를 사들여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세웠으며, 이곳에는 전시관인 시공아트스페이스와 한국미술연구소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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