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을 다르게 발음하는 것은 방언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인들도 McDonald를 ‘맥다널드’로 발음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여기에도 세밀한 차이가 있다. 첫음절 Mc-부분을 ‘믹다널드’로 하거나 ‘먹다널드’처럼 발음하는 사람이 있다. 둘째 음절 다- 부분만 강하고 세게 발음하면 그 앞의 음절을 ‘믹’이든 ‘먹’이든 중요치 않다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Mickey Mouse라는 발음과 운율을 같게 하는 버릇 때문에 ‘믹다널드’로 발음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Mc-은 본래 스코틀란드나 아일랜드계에서 ‘-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붙인 것인데 ‘MacDonald’는 Donald씨의 아들이며 이를 하나로 묶어 ‘MacDonald’혹은 ‘McDonald’로 줄여 부른 것이다.
의미 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접두어도 아니다. Apple사의 컴퓨터 MacIntosh나 MacAbvoy 등은 모두 ‘맥’부분에 강세를 두어 매우 또렷하게 힘을 줘 발음한다. 누구는 첫 음절을 약화시켜 ‘믹다널드’나 ‘먹다널드’라고 발음하고 누구는 ‘맥다널드’로 발음하느냐의 문제는 개인의 말버릇과 의식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에는 현대 영어의 약화된 발성 schwa의 영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comma 의 발음은 어느 것이 맞을까. 사전에는 분명 ‘카머’ ‘코머’가 있고 한국인은 한국식으로 ‘콤마’라고 발음한다. ‘카머’식 발음은 영어 발음에서 ‘강세어는 강하게 하고 약한 음절은 ‘약한 어’의 발음’을 하는 이른바 schwa를 하는 것이다. 이 발성이 현대 영어 발음의 큰 변화이고 특징이 되었는데, 이것 또한 문화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같은 이치로 difficult를 발음할 때 ‘디퍼컬트’냐 ‘디피컬트’로 나뉘고, benefit도 ‘베니핏’ ‘베너핏’으로 들리는데 각기 첫 음절에만 강세를 주면 나머지 음절에서의 차이는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는다.
그러나 ‘장미rose’의 복수형 발음에서 roses를 ‘로우지즈’라고 발음해야 하는 이유는 끝 음절을 분명히 발성하지 않으면 복수형 여부를 알 수 없고, 엉뚱하게도 Rosa's book에서처럼 Rosa의 소유격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단어에서 덜 중요한 음절을 약화시켜 ‘약한 어’나 ‘으’처럼 발음하는 schwa의 습성 때문에, 원어민끼리도 except인지 accept인지 서로 헷갈려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즉 약화시키는 모음의 발성은 편하다고 대충 할 것이 아니라 또렷하게 발성할 때와 안할 때를 구분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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