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하반기에만 점포 80여개를 폐쇄하기로 했다. 은행은 점포를 1개 줄이면 연간 약 3억~5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은행은 또 통상 점포당 10명 이상 근무하는 만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이런 내용의 적자·저생산 점포 정리계획을 제출했다.
하나은행은 적자와 성장 정체에 직면한 점포 25개를 폐쇄하기로 했다. 3개 점포는 지점에서 출장소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4개 점포를 폐쇄해 옮기고 1개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8개 점포는 연말 결산 결과에 따른 조건부 폐쇄 방침을 정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자를 낸 51개 점포 가운데 최근 3년 내 신설한 곳을 제외하고 11개 점포를 통폐합 또는 재배치할 방침이다.
외환은행은 적자점포 3개와 저효율점포 5개 등 9개 점포를 통폐합한다. 국민은행은 12개 점포, 우리은행은 8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에 15개 점포를 없앤 데 이어 하반기에 5개 점포를 추가 정리한다. 신한은행도 상반기에 14개 점포를 없앴다.
한 시중은행은 강남지역 모 지점 1개를 없애면 임차보증금 42억원의 기회비용과 월 임차료 1,900만원, 관리비 1,500만원 등 총 5억3,600만원이 절감된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 정도 규모의 비용 절감이 은행 수익성을 높이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결국에는 수익 악화를 명분으로 삼아 연말 인사를 앞두고 하반기 중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거나 신규 인력 채용을 줄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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