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항소심 선고 영향 주목…9일 예정된 선고 공판 연기 가능성 거론
SK 최태원 회장의 횡령 혐의 재판에서 사건 주요 당사자중 한 명으로 지목돼 온 김원홍 전 SK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김씨는 그간 기소중지 상태였다. ★관련기사 8면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고문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쯤 대만 북부 지룽(基隆)시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당시 지룽시의 한 온천 시설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한 직후 경찰 당국에 붙잡혔다.
주 대만 대한민국 대표부는 현지 경찰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법무부와 경찰청 등 관련 기관에 알렸다. 향후 신병 인도와 관련해 검찰 등은 대만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강제추방 형식으로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 동안 대만 당국과 김씨의 송환문제를 강제 추방으로 하자고 협의하고 노력해왔다”며 “최대한 빨리 데려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2011년 5월 검찰이 SK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본격 수사하기 전 중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됐으며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김씨는 그 해 12월 대만에 입국한 후 체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4월 29일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채택했다. 하지만 대만에 체류 중이던 김씨는 사건 당사자들과의 전화통화 녹음 파일만 보낸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씨는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범행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2008년 10월 말 SK텔레콤, SK C&C 등 2개 계열사에서 선지급 명목으로 49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올해 1월 기소됐다.
최 부회장은 이 자금을 선물옵션 투자를 위해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를 통해 김씨에게 송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SK해운 고문을 지낸 김씨는 최 회장과 최 부회장 측이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검찰은 최 회장에게 징역 6년, 최재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으나 최 회장 횡령 혐의에 연루된 핵심 관련자인 김씨가 전격 체포됨으로써 선고를 앞두고 있는 최 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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