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비경쟁이 부품 소재 경량화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은 2015년까지 ℓ당 17㎞, 2020년부터 20㎞ 이상의 연비 예상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 하지만 기술 개발로 단시간 내 엔진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연비개선에 가장 효과적인'경량 소재'에 주목하고 이다. 차량 무게를 약 10% 줄여도 연비는 보통 3∼8% 올라간다. 부품 소재 업체들이 금속 만큼 강하면서도 무게는 대폭 줄인 플라스틱 복합 신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신소재는 플라스틱에 유리섬유 등을 배합한 첨단 소재로, 강도는 금속과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고 저렴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한화L&C다. 이 업체는 현대·기아차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메이커에 경량화 부품 소재들을 공급하고 있는데, 주력상품인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GMT)과 저중량 열가소성 플라스틱(LWRT)이 그 것이다.
GMT는 강철과 강도는 비슷하면서도 무게는 20∼25% 가벼워 언더커버, 범퍼 빔, 의자 등받이 등에 많이 쓰인다. 한화L&C는 최근 GMT 내부에 스틸 프레임을 넣어 강도를 높이고 무게는 12% 더 줄인 '스틸 하이브리드 GMT 프런트빔'도 개발했다.
가벼운 소재 못지 않게 여러 부품을 하나로 컴팩트하게 통합하는 '모듈화'도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묘안이다. 모듈화가 이뤄지면 개별 부품을 하나씩 장착할 때와 비해 부품 수는 최고 35%까지, 무게는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소재 경량화와 모듈화를 결합시켜 차량 무게를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 그랜저HG의 경우 강철 부품 22개짜리 캐리어를 플라스틱 부품 4개로 대체, 중량을 8.5㎏에서 4.8㎏으로 낮췄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서스펜션 구성 부품을 강철에서 알루미늄으로 교체, 내구성은 유지하고 무게는 15㎏ 이상 줄였다.
LG하우시스는 가볍고 튼튼한 전기차용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 복합소재 전시회 'JEC 컴포지트 유럽'에서 장섬유강화 플라스틱(LFT-D)공법으로 기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공법을 쓰면 종전보다 훨씬 경령화된 전기차의 배터리팩 캐리어 양산이 가능하다고 LG하우시스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복합소재의 비중은 3년전인 2010년 평균 14㎏정도였지만, 2017년까지 매년 7%씩 증가할 전망"이라며 "시장 규모도 연평균 1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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