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 산악 지역 '중앙 알프스' 등반에 나섰던 한국인 단체 등반객 20명 중 5명이 악천후 등으로 29일 조난 사고를 당해 4명이 사망하고, 1명은 30일 구조됐다.
니가타(新潟)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날 "한국인 단체 등산객 중 박문수(78)씨가 먼저 사망한 채로 발견됐고 이근수(72)씨는 시신 100m 옆에서, 박인신(70)씨와 이종식(64)씨도 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혜재(63)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수색에 나선 일본 경찰 당국 등에 의해 구조됐다.
박문수씨는 이날 오전 5시쯤 호켄다케(寶劍岳)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이근수씨는 오전 6시쯤 히노키오다케(檜尾岳)와 호켄다케 사이 해발 2,800m 지점 등산로에서 각각 발견됐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약 500m였다. 박인신씨와 이종식씨는 히노키오다케와 호켄다케 사이 등산로(1,720ｍ 지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한국인 단체 등반객 20명은 부산의 한 여행사를 통해 일본에 온 후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池山)에서 등반을 시작, 도중의 한 산장에서 1박한 후 29일 아침 호켄다케로 향했었다.
일행은 처음에 20명이 함께 출발했지만 날씨가 추운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낙오자가 생기기 시작, 20명이 대오를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몇개 그룹으로 쪼개졌다.
이들 등산객의 연령대는 48~78세였다. 남성 14명에 여성 6명으로, 부산 지역의 한 여행사를 통해 단체 등반에 나섰다. 현지 숙박 예약 등은 도쿄의 한 여행사가 맡았다.
이날 예정된 산장에 도착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 1명은 전날 머물던 산장으로 되돌아갔고 다른 4명은 히노키오다케의 한 무인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2명은 자력으로 하산해 고마가네시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지냈지만 나머지 5명이 행방불명됐었다.
조난당할 당시 호켄다케 정상 부근에는 비바람이 강했고 기온은 10도 정도였다고 동행한 등산자들은 전했다. 더욱이 현지 등반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70대의 고령자들이 일행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등반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경찰은 29일 오후 일행으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고 수색에 나섰다가 악천후로 일단 중단했다가 30일 새벽부터 민간구조대와 함께 수색작업을 벌여 숨진 4명을 포함한 등산객 20명 전원의 생사를 확인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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