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면]한일정상회담 어려워지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면]한일정상회담 어려워지나

입력
2013.07.30 12:06
0 0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의 ‘독일 나치식 개헌’ 망언은 연내 성사 쪽으로 분위기가 잡혀가던 한일정상회담에도 찬물을 끼얹은 측면이 있다.

이번 망언은 이전의 어떤 것보다도 수위가 높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통렬한 반성은커녕 독일 나치의 일당독재 방식을 언급하며 개헌을 주장하는 등 명백히‘거꾸로’ 가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언제든지 개헌을 통해 군사대국화를 지향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참의원 선거 압승 이후 일본 우익들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하에서의 한일정상회담은 ‘아니 한 만 못한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두 나라 관계 발전에 더 좋은 쪽으로 가야 의미가 있는데 안 하니 못하는 결과가 되면 모두가 힘 빠지는 일”이라며 “역사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가 조성돼야 정상회담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동안 일본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27일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한국과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잇따라 밝혔다. 오는 8월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자제할 것이란 언론 보도도 있었다.

아베 총리의 최근 언급과 관련해 경제 현안에 주력하고 한국이나 중국과 외교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양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8ㆍ15를 전후해 한일 간 역사갈등이 재연되지 않는다면 오는 9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간 약식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유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양국 사이 긴장의 파고가 잦아진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아소 부총리의 망언으로 현해탄 긴장의 파고는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선거 이후 자신감을 얻은 우익들이 일본 내 양심세력의 견제나 국제사회의 압력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아베 총리가 바라는 정상회담은 요원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