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퍼포먼스'는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6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한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사흘만인 29일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 15분쯤 서강대교 남단 상류 100m 지점에서 강 위에 떠 있는 성 대표의 시신을 발견, 둔치로 인양했다고 밝혔다.
성 대표는 발견 당시 맨발이었으며 흰색 긴팔 셔츠와 쥐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옷차림은 투신 직전 사진 촬영된 것과 같은 것이다.
4일째 수색작업을 벌여온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순찰정 3척과 수상안전팀 12명을 동원해 마포대교 남단 전망대 하류 100∼300m 구간에서 집중 수중 수색을 벌였으며 사실상 수색 작업을 포기하고 육안 순찰로 전환하려던 중 물 위에 떠 있는 성 대표를 발견했다.
성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마포대교에서 투신할 당시 현장에서 촬영에 나섰던 사람들에 대한 자살방조죄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투신 당시 현장에는 남성연대 한모 사무차장과 KBS 카메라 기자 등 3명이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다. 이는 투신 현장을 지나가던 한 네티즌에 의해 촬영돼 공개됐다.
이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성 대표의 자살을 방조한 것"이란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경찰도 앞서 성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되면 현장 상황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에게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살방조 논란에 휩싸인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취재진은 사전 사후 두 차례나 구조신고를 했고, 인명 구조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은 KBS 취재진이 사건 현장에 막 도착했을 당시였기에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성 대표는 지난 25일 남성연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남성연대 부채 해결을 위해 "국민 1명당 1만원씩 1억원만 빌려달라"며 "(모금이 여의치않으면)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성 대표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그래도 투신은 마시길...'이란 글을 올린 소설가 공지영씨 등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성 대표는 26일 투신 직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강 다리 위에서 뛰어 내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해 진위 논란마저 벌어졌었다.
성 대표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자살'이라고 표현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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