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은 계속되는 내수침체 속에 '신차'를 앞세운 수입차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진 상황. 때문에 완성차 메이커들로선 비용은 적게 들면서 신차 출시에 버금 가는 효과를 내기 위해, 주력모델을 중심으로 주행성능이나 편의사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차량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 차량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와 스페셜 에디션(파생모델)'출시가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국GM이다. 한국GM은 하반기에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순수 전기차 쉐보레'스파크EV'을 출시한다. 또 준중형 '크루즈 터보', 소형차 '아베오 터보'를 잇따라 내놓아 공격적인 스페셜에디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부터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올란도에 첨단 안전사양 및 편의사양을 한층 높인 스페셜에디션 '2014년형 쉐보레 올란도'판매에 들어갔다.
현대차도 준중형인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다음달 출시하며, 디젤 엔진이 탑재된 스페셜에디션까지 선보이며 시장 장악에 나선다.
기아차는 다음달 중 스페셜에디션 모델의 일종인 스포츠형 2도어 세단인 K3 쿠페를 선보일 예정이다. 쌍용차도 하반기에 주력모델인 코란도C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페이스리프트와 스페셜에디션은 차이가 있다. 페이스리프트가 라디에이터 그릴 등 전후방 디자인과 주행성능, 편의사양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한 것이라면, 스페셜에디션은 주력 제품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터보 엔진'이나 자동변속기 등 한 두가지 사양만을 추가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페이스리프트나 스페셜에디션은 주력 모델의 곁가지 '조연'에 불과했으며, 지금처럼 대세를 이룰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온전한 의미의 신차가 기아차의 '올뉴카렌스', 한국GM의 '트랙스' 뿐이었을 정도로 불황이 이들을 '주연'으로 격상시켜 놓은 셈이다.
실제 각 업체들은 새로운 주연들 덕분에 상반기에 쏠쏠한 재미를 봤다. 현대차가 상반기에 내놓은 스페셜에디션 맥스쿠루즈는 국내 레저 붐과 겹쳐 '싼타페 롱바디'라는 닉네임까지 얻으며, 신차 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 한국GM도 스페셜에디션인 스파크S가 전체 스파크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을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이 풀체인지 모델의 부재 상황을 메우기 위해 페이스리프트와 스페셜에디션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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