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의 지존'으로 불리며 1970년대를 풍미한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 겸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J. J. 케일(사진)이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라 호이아의 스크립병원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미 외신들은 "케일이 평소 심장병을 앓아 왔다"고 보도했다. 케일의 공식 홈페이지도 폐쇄됐다.
오클라호마주에서 태어난 케일은 72년 1집 '내추럴리'로 데뷔해 이 앨범의 수록곡 '크레이지 마마'를 대히트시켰다. 그러나 케일은 가수보다는 작곡가로 더 명성을 날렸다. 영국 출신 가수이자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은 케일의 곡 '코카인'과 '애프터 미드나잇', 밴드 레너드 스키너드는 '콜 미 더 브리즈'를 리메이크 해 큰 성공을 거뒀다.
AP통신은 "케일의 잘 알려진 노래들은 40년이 넘도록 라디오에서 꾸준히 흘러나왔다"며 "음악인들이 음반 판매고가 아닌 동료에게 끼친 영향력으로 평가받는다면 케일이 70년대에 최고 였을 것"이라고 평했다.
케일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가수들만 해도 클랩튼과 스키너드 뿐 아니라 닐 영, 톰 페티, 마크 놉플러, 조니 캐쉬, 카를로스 산타나, 올맨브라더스밴드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닐 영은 자신의 전기와 회고록을 통해 "케일은 내가 들어본 이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기타리스트"라며 "특히 케일의 '크레이지 마마'는 내게 작곡가로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다섯 노래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케일이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동료 가수는 클랩튼이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에릭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쯤 신발을 팔고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할 정도였다. 이들은 함께 작업한 음반 '더 로드 투 에스콘디도'로 2007년 제50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현대 블루스 앨범'상을 공동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다.
클랩튼은 케일의 음악을 가리켜 "이상한 혼합물"이라고도 했다. "블루스는 아니지만 포크, 컨트리, 롤큰롤도 아니다. 그의 음악은 이러한 장르 가운데 어디쯤에 있다"고 묘사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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