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친노 그룹과 비노 진영은 26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태 책임을 둘러싸고 치고 받으며 내홍을 이어갔다. 친노 그룹은 전날 비노 진영의 김영환 조경태 의원 등이 문재인 의원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트위터에 조 최고위원을 직접 겨냥해 “아군 등에 칼 꽂는 사람이 국민들 등에 칼 꽂지 말라는 법 있나! 망발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만든 프레임 속에 들어가지 말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노 그룹 핵심 인사인 김태년 의원도 성명을 내고 “진실 규명에 강경파니 온건파니 있을 수 없다. 분열의 프레임에 민주당 스스로 빠져들어선 안 된다”며 '비노 진영'을 우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의 정략적 공격 논리를 우리 스스로 들이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지금은 진실을 위해 단결할 때로, 지도부부터 그 단결의 중심에 확고히 서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도 평화방송에 출연해 “국민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원인이 친노-비노 싸움”이라고 말한 뒤 “지금은 국가의 근본을 무너뜨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해 싸워야지 (문 의원에게) 책임을 물을 단계는 아니다”면서 문 의원을 엄호했다.
비노 진영은 이에 대해 재반격했다. 4선의 김영환 의원은 이메일 소식지를 통해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민주당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 멍하니 지붕을 쳐다보게 되었다”며 “그 많던 막말은 어디로 갔고, 정계은퇴를 주장하던 비장함은 어디로 숨었단 말이냐”며 문 의원을 재차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덮자고요? 우선 드는 생각은 속된말로 ‘장난치나?’하는 생각이었다”며 “황당하고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은 애초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어쨌든 문 의원 때문에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민주당이 바보스럽게 된 건 사실이다. 문 의원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조경태 최고위원에게 한방 맞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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