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을 예고해 논란을 일으켰던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26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돼 소방당국이 긴급 수색에 나섰다.
이날 오후 3시 19분쯤 성 대표가 마포대교 중간지점 전망대 부근에서 투신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30여명과 소방항공대 소속 헬기 1대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성 대표의 트위터에는 이날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마포대교 난간에서 손을 떼며 뛰어내리기 직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사진 속에는 성 대표 주변에 소형 캠코더와 카메라를 든 남성 3명이 서 있는 장면도 담겨 있어 이들에 대한 자살 방조 논란도 일고 있다.
수색 작업에 나선 소방 관계자는 "최근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많고 유속이 빠른 탓에 수색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성 대표는 25일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600여개의 여성 관련 단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유일한 남성 단체인 남성연대는 회원들 회비로 운영된다"면서 "남성연대를 위해 1만원씩 1만명의 십시일반으로 1억 원만 빌려달라. (모금이 안되면) 내일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그러면서 그는 "26일 오후 7시 이전 한강 24개 다리 중 경찰, 소방관 등에게 폐 끼치지 않을 다리를 선택해 기습 투신할 것이며 그 과정은 동료들이 촬영해 인증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를 놓고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공지영 작가 등이 비판하자, 그는 이를 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남성연대는 '여성을 보호하고 배려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남성이 온전히 짊어지고 있는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식으로 남성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2008년 1월 출범했다.
경찰은 성 대표의 투신을 우려해 전날 남성연대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성 대표가 "나는 투신이라고만 썼지 자살이라고 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성 대표의 투신 당시 함께 있었던 남성연대 사무처장 한모(35)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투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 등에 따르면 성 대표가 뛰어내린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성 대표가 숨진 것으로 확인될 경우 자살 방조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