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지난 2분기에 1.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 굴레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경기가 저점을 벗어나 '상저하고'의 회복국면으로 진입, 올해 3% 경제성장률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통해 2분기 실질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1.1%가 증가, 9분기 만에 0%대의 성장률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2011년 1분기 1.3%를 기록하고 그 해 2분기에 0.8%로 내려 앉았 뒤, 8분기 연속 0%대에서 움직여 왔다. 2분기 GDP성장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3%가 늘었다.
0%대 저성장의 탈출은 2분기 중 민간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됐고, 정부 지출 확대, 건설투자 및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 주효했다. 가계부채에 묶여 1분기 0.4%가 줄어들었던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 2분기에는 0.6%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과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3.3% 늘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 분기 대비 1.5%, 1.0% 늘었다. 수출은 영상음향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부각됐고, 수입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 부문이 늘었다.
다만 1분기에 2.4% 증가했던 설비투자는 2분기에 0.7% 감소세로 돌아섰다. 운송장비 부문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5.1% 급감했다.
우리 국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 총소득(GDI)의 경우도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9% 늘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전기가스수도업이 원자력 발전을 중심으로 1.4% 줄었지만, 나머지 서비스업(0.9%), 제조업(0.8%), 건설업(1.5%), 농림어업(2.0%) 등은 모두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의 증가는 스마트폰,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의 증가에 힘입었다. 내수와 직결된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음식숙박(1.0%), 금융보험(1.8%), 보건·사회복지(2.6%) 등은 증가했고 운수 및 보관(-1.2%), 정보통신(-0.3%)은 감소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실질GDI가 2.7% 증가한 건 상당히 높은 수치"라며 "다만 소수의 IT 수출 대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실제 소득지표로 나타나는 성장률과는 괴리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날 하반기에도 1%대의 성장세가 이어져, 올해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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