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최형우의 결승홈런을 앞세워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고, LG는 또 하나의 위닝 시리즈를 만들면서 '가을 야구'를 위한 큰 걸음을 이어갔다. KIA 윤석민은 '에이스의 귀환'을 알리는 완투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삼성은 25일 대구 NC전에서 1회 2사 후 3번 최형우의 시즌 19호째 결승 홈런과 땜질용 선발로 나선 왼손 차우찬의 호투에 힘입어 6-1로 승리하며 5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LG는 잠실 KIA전에서 윤석민에게 뼈아픈 1-0 패배를 안기며 후반기 첫 3연승을 2승1패로 마무리하면서 2위를 유지했다.
롯데는 대전구장에서 한화를 5-1로 꺾고 3연승을 기록하며 4강 다툼의 희망을 이어갔고, 두산은 목동 넥센전에서 이종욱 솔로포 등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11-5로 대승, 2차례의 역전패를 보란 듯이 되갚았다.
이날 KIA 윤석민이 근 1년 만의 완투로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KIA 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선발 8이닝 동안 118개의 공을 던지며 8안타 1볼넷 4삼진 1실점으로 혼신의 투구를 했다.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에 최다 투구수였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시즌 5번째. 직구 최고 시속은 147㎞를 찍었는데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이 완벽하게 돌아 왔다. 웬만한 투수들의 직구 구속과 맞먹는 최고 141㎞의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팀 타율 1위의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스스로도 슬라이더의 컨디션의 더 좋다고 판단해 직구(41개)보다 많은 44개를 던졌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아쉬운 완투패를 당했지만 전반기 내내 괴롭혔던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털고 명불허전의 대한민국 에이스다운 피칭을 선보였다.
완투패는 올 시즌 9개 구단 통틀어 시즌 8번째다. 윤석민 개인은 통산 2번째 완투패였고, 11번째 완투 경기였다. 최근 마지막 완투는 지난해 9월26일 대구 삼성전에서의 3-0 완봉승이다.
지난 17일 광주 한화전에서 시즌 첫 선발승(6이닝 1실점)을 거두며 부활 조짐을 보인 윤석민의 몸은 이날도 가벼워 보였다. 3회 3안타를 맞고 딱 1실점한 장면이 옥에 티였다. 1사 후 1번 박용택과 2번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1ㆍ3루에 몰린 뒤 3번 이진영에게 중전 적시타로 뼈아픈 1점을 내줬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고, 이렇다 할 위기 상황도 만들지 않았다. 완투의 밑거름은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였다. 5회까지 63개의 공만 던졌다. 6~8회까지도 안타 1개씩만 내줬을 뿐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군더더기 없는 완투를 마무리했다.
KIA 타자들도 LG 선발 우규민의 호투에 눌려 득점에 실패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우규민도 싱커를 앞세워 7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1-0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올 시즌 1-0 경기는 5번째다.
윤석민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고, 직구와 변화구 모두 만족한다. 팀이 패해 아쉬운 부분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동열 KIA 감독도 "(윤)석민이가 호투했는데 패해 아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1패가 아깝지 않은 '에이스의 귀환'으로 KIA는 후반기 마운드 부활과 4강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의 입장권 2만7,000장이 모두 매진되는 등 올 시즌 345경기 만에 총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경기수로는 사상 첫 700만 관중 시대를 연 지난해(255경기)를 비롯해 2011년(307경기), 1995년(344경기)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올 시즌 총 관중은 341경기를 치른 전날까지 399만2,293명으로 400만 관중에 7,700여명이 부족했다.
잠실=성환희기자 hhsung@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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