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잔치 마당이 벌어진다. 한국산 '괴물 투수'와 최고 타자가 맞붙는 '빅 이벤트'에 맞춰 LA 다저스가 성대한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LA 다저스는 26일부터 29일(이하 한국시간)까지 나흘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 신시내티 레즈와 4연전을 치른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신시내티를 상대한다. 전문가들은 "두 팀 모두 투타 밸런스가 안정돼 있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심은 역시 류현진(26ㆍLA 다저스)과 추신수(31ㆍ신시내티)의 생애 첫 투타 맞대결이다. 25일 현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의 선발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28일 등판이 유력하다.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그레인키-커쇼-류현진-카푸아노 순으로 26일부터 29일까지 4연전을 치를 공산이 크다.
날짜와 상관없이 다저스는 이미 이번 4연전을 '코리안 데이'로 지정했다. 한국 교포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인 만큼 흥행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산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특정 국가 선수와 팬들을 위해 이 같은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식 '코리안 데이'인 29일에는 소녀시대의 티파니, 태연, 써니가 애국가를 부르고 시구까지 할 예정이다.
그 동안 빅리그에서 한국인의 투타 대결은 꽤 있었다. 2004년 4월 김선우-최희섭을 시작으로 박찬호-최희섭, 김병현-최희섭, 서재응-추신수 등이 미국 땅에서 진검 승부를 벌였다. 가장 최근의 맞대결은 2010년 7월 박찬호와 추신수가 펼쳤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투수가 없어 한 동안 맥이 끊겼다.
다저스는 모처럼 성사된 한국인 투타 대결에 맞춰 언론의 관심, 관중 동원, 이미지 상승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류현진-추신수의 맞대결에서는 누가 웃을지 쉽게 예상할 수 없다. 둘 모두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고, 최근 컨디션도 매우 좋다. 류현진은 후반기 첫 등판인 지난 23일 토론토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등 8승3패, 3.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고난 위기관리 능력과 두둑한 배짱으로 성공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현재 타율 2할8푼9리(99경기)에 108안타 14홈런 71득점으로 톱 타자 역할을 완벽히 하고 있다. 출루율은 무려 4할2푼5리다. 올해를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돼 잭팟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추신수가 없는 신시내티 타선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둘의 '왼손 징크스'도 관전 포인트다. 류현진은 왼손 투수임에도 왼손 타자에게 약하다.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은 2할3푼8리이지만 왼손 타자 피안타율은 3할(0.294)에 가깝다. 1번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왼손 추신수를 압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추신수도 왼손 투수에 약하다. 올 시즌 오른손 투수에게 타율 3할4푼7리로 강했지만 왼손 투수에겐 타율 1할7푼9리로 부진했다. 14개의 홈런도 모두 오른손 투수에게 뽑아냈다. 처음 상대하는 낯선 류현진의 공을 어떻게 공략할지 눈길을 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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