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만리장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대회 중국과의 2차전에서 전ㆍ후반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승과 함께 첫 득점에 실패한 한국은 2무(승점 2)를 기록했지만 중국(2무)이 일본과의 1차전을 3-3으로 비겨 다득점에서 뒤져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0-3으로 중국에 져 이날 3년만에 설욕을 별렀으나 무승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중국과의 역대 전적은 여전히 16승12무1패로 절대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 8시 잠실에서 일본(FIFA 랭킹 37위)과 3차전을 치른다.
지긋지긋한 골 가뭄에 시달린 한국
수 차례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서동현을 원톱으로 세우고 2선에 염기훈-윤일록-조영철을 앞세워 골 사냥에 나섰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여러 차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중국을 위협했지만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전반 12분 한국영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대포알 슈팅을 날렸지만 중국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 막혔다. 이후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기회를 노렸지만 좀처럼 좋은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전반 28분에는 김민우의 왼쪽 측면 크로스가 서동현의 몸에 맞고 흐르자 윤일록이 문전에서 과감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마저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후반전에도 중국을 상대로 거세게 밀어부친 한국은 후반 18분 서동현이 골 에리어 정면에서 완벽한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왼발 슛이 힘없이 골키퍼에게 안겨 또 한번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자 홍명보 감독은 후반 20분 서동현을 빼고 장신의 김신욱을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28분 페널티 아크 옆에서 이승기가 얻어낸 프리킥을 염기훈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또 골키퍼 정청의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전ㆍ후반 통틀어 10개의 슈팅과 5개의 유효 슈팅을 날리고도 끝내 상대 골문을 여는 데 실패하면서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안정된 수비진은 합격점
아쉬웠던 공격진과 함께 수비진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호주전과 전혀 다른 장현수-황석호가 중앙 수비를 맡고 좌우 풀백으로 김민우와 이용이 나섰지만 빈틈이 없었다. 포백 앞에 배치된 한국영과 박종우는 수세로 몰릴 때도 빠른 커버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원천 봉쇄했다.
평소 홍명보 감독이 훈련에서 강조했던 수비진과 미드필더 간의 간격 유지는 잘 지켰다. 이로 인해 중국은 전후반 통틀어 슈팅이 2개, 유효 슈팅이 단 1개에 그쳤다. 최정예 멤버로 나선 중국은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양쪽 풀백의 영리한 수비가 돋보였다. 김민우와 이용은 이날이 A매치 데뷔전이었지만 전혀 긴장하는 기색 없이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특히 중국 공격의 중심이었던 가오린은 이용의 수비에 막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민우 역시 전반 경고를 받았던 장면을 제외하고는 재치 있는 수비로 상대 공격진을 막아냈다.
한국은 A매치에서 5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비진의 안정화'라는 희망적인 부분도 보았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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