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27일ㆍ정전협정 체결일)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다. 리 부주석은 중국 권력서열 8위로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작년 11월 리젠궈(李建國) 공산당 정치국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북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중국이 '꺾어지는 해'임에도 최고지도부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파견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으려는 절충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의 초청에 따라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며 국가부주석인 리위안차오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이 '전승절' 60주년 경축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공식 친선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리 부주석 일행은 '전승절'인 27일 이전에 북한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리 부주석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한을 방문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인 만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상무위원급이 아닌 리 부주석을 보내는 것은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경고를 이어가는 동시에 북한의 체면은 살려주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정전협정 체결 40주년(1993년) 때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상무위원을 보냈다. 50주년(2003년)엔 북한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여파로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1993년 당시 방북 목적을 '조선해방전쟁 승리 40주년 축하 활동'이라고 밝혔던 중국은 이번에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조선(한국)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활동'이라는 객관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공식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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