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압승으로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로 인해 내년 달러당 엔화가 108엔까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가팔라지면서, 우리나라 수출경기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반면 아베노믹스가 절반의 성공에 그치며 엔화가 달러당 80엔대로 후퇴할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2일 이번 참의원 선거를 통해 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가 확인된 만큼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더욱 대담한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와 기업 감세, 동시다발적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외국인투자유치 확대 등 주요 성장 전략이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아베노믹스가 날개를 달면서 엔ㆍ달러 환율이 내년 1월 달러당 104.83엔을 찍고 내년 7월에는 108.75엔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본이 추진하는 성장 전략은 대부분 우리나라의 전략과 중복돼 두 나라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엔저로 그 동안 수출에 타격을 입은 우리로서는 아베노믹스의 향방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무협은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술·디자인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베노믹스를 적극 활용해 일본 진출 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베노믹스가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는, 1%대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며 절반의 성공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디플레이션 탈출 가능성 높아진 아베노믹스의 넘어야 할 고비'란 보고서에서 앞으로 전개될 4가지의 아베노믹스 예상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4가지 시나리오란 일본경제가 각각 ▦ 2%대 물가달성·산업경쟁력 회복 ▦ 1%대 수준 물가달성·디플레이션 탈출 ▦ 디플레이션으로 회귀 ▦ 경제위기 돌입 가능성을 말한다.
이 연구위원은 이 가운데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 1%대의 물가상승률을 보이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애초 의도했던 2% 이상의 물가는 현재로선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며 "고령화로 잠재성장력이 많이 낮아져 있고, 재정상황도 인위적 부양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회복하며 엔화가치는 달러당 80엔 수준까지 후퇴해 한국과의 수출 경쟁은 부분적으로만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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