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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7월 23일] 청소년 스스로의 역량개발을 지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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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7월 23일] 청소년 스스로의 역량개발을 지원하자

입력
2013.07.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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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청소년성취포상제가 국제포상협회의 정회원이 된 것을 기념하는 모임이 있었다. 이 행사는 1956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인 에든버러 공이 시작한 청소년 자기성장 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보급해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대체적으로 청소년은 의존적 아동기에서 독립적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도적 존재로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급격한 발달과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 등 생활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기탐색의 고민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며, 의미 있는 타자와의 동일시를 통해 또 다른 자기탄생을 주도하게 된다. 그러나 청소년을 둘러싼 지금의 성장환경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청소년의 사회화를 위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 왔던 가정과 학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실제 오늘의 가정은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가정의 해체 등 기능적,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청소년들이 과중한 학습 부담에 내 몰리고 있다. 우리 모두가 가정과 학교가 청소년 사회화에 좀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대안적 노력으로 자원봉사나 체험활동, 단체수련과 체육활동 등 학교 밖의 각종 청소년활동이 장려되고 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혀 기회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피동적 참여로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 청소년 발달과정에 필요한 심성을 균형 있게 체득하게 도와주는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라는 프로그램의 도입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이 제도는 여러 교육학자들과의 연구검토를 거쳐 비경쟁성, 평등성, 자발성, 유연성, 균형성, 단계성, 성취지향성, 과정 중시성, 지속성, 재미를 기본덕목과 이념으로 하고 있다. 14세부터 25세까지의 청소년이 봉사, 자기개발, 신체단련, 탐험의 4가지 활동영역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과제해결의 방법을 찾아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자기성장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 과정에 지도자의 조언이나 감독도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 중요한 것은 청소년 자신의 실천의지와 도전정신이다.

청소년성취포상제와 같은 지속적 활동프로그램이 입시위주의 각박한 교육현실 속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새롭게 시도되는 자유학기제를 잘 활용하면 길은 있다.교육부는 "학생들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탐색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자기주도 창의학습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점이 우선 청소년성취포상제의 이념과 합치한다. 자유학기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진로탐색 부분을 성취포상제 자기개발활동을 통하여 충족시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에도 맞다. 국제포상협회는 성취포상활동 결과가 청소년의 취업과 진학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밝히고 있다.

청소년성취포상제가 청소년의 성장발달에 유용하다는 점은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의 내용과 과정이 청소년들의 발달적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데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발달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아정체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현재 자신의 모습과 미래에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과 큰 차이를 발견하고 좌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놓치지 않고 청소년성취포상제는 청소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아 정체감 형성을 적절하게 도와주고 있다. 이제 자유학기제라는 새로운 교육제도가 시작된다.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안착을 추동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있는 성인으로의 이행을 돕기 위해 청소년성취포상제와 자유학기제의 효과적 연계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안재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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