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Oh my god!’. 그러나 이 표현은 원어민도 사용을 꺼리는 말이다. 이런 말이 쓰이는 상황도 드물고 ‘오, 신이여!’ ‘오, 맙소사’ 같은 번역에도 문제가 많다. 무엇보다 이런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은 점잖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감탄사 없는 문장은 무미 건조하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감탄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의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우선 영어가 다른 언어보다 매우 표현을 강하게 하기 때문인데, 날씨가 그저 그런데도, ‘Oh, it's a perfect day, isn't it?’라고 말할 때도 있다. Perfect와는 거리가 있지만, 표현을 좀더 풍성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법정에 가면 변호사와 검사가 공방을 벌이며 재판 중 ‘Objections!’이라고 자주 외친다.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라는 의미 심장한 말이지만, 그보다는 상대 측의 변론을 꺾기 위한 제스처로 더 많이 쓰인다. 이런 경우 ‘I have an objection’이라고 full sentence로 말하면 얼마나 어색하고 생뚱맞게 들리겠는가? 감탄어는 그 내용보다는 전달 상황과 감정 표현이 더 우선이고 사용법도 중요하다.
초면에 눈을 마주치면 내뱉어야 하는 말 ‘Hi’도 인사이면서 사실 감탄어다. 지나치다 남의 옷깃을 스치며 던지는 ‘Excuse me!’는 재치기를 할 때도 예의상 사용하는데, 영어에서는 이를 ‘감탄어’(exclamation)라고 구별해 부른다.
진정한 감탄사는 ‘Oh, dear!’ ‘Well’ ‘Hooray!’등이고 소리로 상황을 표현하는 Ugh, Shh, er, duh도 있는데interjection이라 부른다.
일례로 우리말에서 ‘야!’라고 할 때 그 억양에 따라 상대를 얕잡아 부르는 호칭도 되고 ‘거부와 부정, 제지’의 의미로도 쓰인다. 영어에서도 ‘Hey’는 억양과 강세에 따라 다르게 쓰인다. 자녀들이 부모 앞에서 ‘Hey, you guys’라고 말할 때는 ‘있잖아요, 엄마 아빠’의 뜻으로 부드럽게 발성하지만, ‘Hey!’라고 단호한 억양으로 말하면 ‘야, 이봐요’의 뜻이 된다.
영어에는 일상 생활 감탄어만 100여 가지 되는데, 한국인이 감탄어에 취약한 것은 너무 점잖을 빼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한 사전에서는 정확한 번역도 드물고 용법 설명도 없다. 감탄어의 실제 사용은 자신의 영어를 그만큼 맛깔스럽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연극 대본이나 대화 녹취록 등을 통해 현장감 있는 감탄어를 익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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