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배수지 수몰사고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10시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유족들의 오열 속에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사업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숨진 근로자들의 명복을 빌었으나 유족들의 비통함을 채우기엔 부족했다.
김철덕(53) 박명춘(48) 박웅길(55) 이명규(61) 이승철(54) 임경섭(44) 조호용(60)씨 등 사고 희생자 7명의 가족장으로 열린 합동영결식은 조사와 추도사 등의 절차 없이 헌화와 분향만으로 진행됐다.
유족 측은 애초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치르고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장례위원장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지만, 시는 전례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영결식에서 상주와 유가족, 박 시장과 시 공무원, 시공·감리업체 관계자, 일반 시민 순으로 헌화했다.
참가자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지는 동안 장내는 온통 울음바다였다. 유족들은 곳곳에서 흐느끼다 혼절하기도 했다. 한 유족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불쌍한 내 동생 얼른 일어나. 거기 있지 말고 얼른 일어나"라고 외쳐 주위를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박 시장 등 서울시 공무원들과 시공·감리업체 직원들은 운구 차량이 장례식장을 떠날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내내 지켰다.
이후 유족들은 경찰차의 선도로 벽제승화원으로 가서 시신을 화장한 뒤 각각 추모공원이나 선산, 절 등의 장지로 이동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희생자 7명 중 중국인 근로자 3명도 포함됐지만 모두 국내에서 장례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면서 "시공사와 유족의 보상 규모 협의도 전날 타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시공·감리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구체적인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조만간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도 22일부터 임시회를 열고 박 시장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등을 불러 긴급 현안 질문을 할 계획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