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백사장해수욕장 사고 현장과 시신이 안치된 의료원, 충남 공주사대부고는 19일 온통 울음바다였다.
전날 실종됐다가 이준형(17) 진우석(17) 군 등이 이날 오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돼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으로 옮겨지자 유족들은 오열했다. 혹시나 들려올지 모를 생환 소식을 간절히 기다렸던 이들은 시신을 바라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고, “어제 구했어야지 왜 오늘에서야 찾았느냐”며 해경 관계자에게 눈물의 항변을 쏟아냈다.
이들 유족은 “얼마나 추웠을까. 불쌍한 우리 아들”, “한가닥 희망이라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나머지 3명의 실종자 가족들도 이날 사고 현장에서 하루종일 눈물 속에 생환 소식을 기다렸다가 결국 오후 늦게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통곡을 거듭하며 비통해 했다.
백사장에 무릎을 꿇고 바다를 향해 “아들아 제발 돌아와라”고 외치며 오열했던 한 실종 학생의 아버지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돼 인양되자 아들의 이름을 부르다 혼절했다.
특히 가장 늦게 발견된 이병학(17)군의 부모는 아들이 친구를 구하려다 바다에 들어가 결국 사망한 것이란 말을 듣고 더욱 가슴이 미어졌다.
이군의 아버지는 수색 과정에서도 “막내인 병학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였기에 반드시 살아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한 뒤 바다를 바라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러다 시신으로 발견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들 유가족은 시신이 옮겨진 태안보건의료원으로 가서 다른 유족들과 함께 또다시 부둥켜 안고 통곡했다.
이번 캠프에 참가했던 충남 공주사대부고 운동장도 눈물바다가 됐다. 해병대 캠프에서 5명의 친구를 잃고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타고 온 버스에서 내리자2자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고, 일부 학생들은 마중을 나온 부모님을 보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학부모들은 운동장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전을 확인했고, 교사들도 무사히 돌아온 학생들 얼굴을 확인하며 위로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과 같은 반 친구들은 교실에 들어가 텅 빈 책상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학생들이 모두 돌아가고 교장실에 마련된 사고대책반에 국화 꽃바구니 2개가 배달됐고 한 교사는 시신을 인양한 2명의 학생 책상 위에 옮겨놨다. 교 측은 대강당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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