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이 엊그제 대표적 재벌 개혁론자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초청해 경제 민주화 강연을 들었다. 김 교수는 경제개혁연대 활동을 하면서 재벌 개혁을 촉구하고 이건희 회장을 여러 차례 고발하기도 한 인물이다. 삼성이 경제 민주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양을 갖추려는 행사로 볼 수도 있으나, 삼성의 변화 의지를 먼저 평가하는 게 옳다고 본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삼성은 놀라운 경영 성과가 자만심으로 연결돼 한국 사회 밖의 예외적 존재로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냐"며 "세계와 사회가 변했기 때문에 삼성도 한국 사회 안으로 들어와 구성원의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일류 기업 삼성이 국내에서 특권을 누리려 하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충고이다. 삼성 사장단도 그 것이 삼성이 앞으로도 잘되는 비결이라는 데 공감했을 법하다. 그처럼 올바른 지적을 한 김 교수는 자신의 말대로 '정말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인 듯싶다.
김 교수는 또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과 소통하며 시장의 신뢰를 쌓아야한다"고 일깨웠다. 삼성이 스마트폰 세계 1위로 성장한데는 소비자와 시장과의 소통이 큰 몫을 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배운 지혜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 능력을 입증 받으려면 밖으로 나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야한다"고 충고했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능력의 하나가 시장과의 소통 능력이다. 삼성의 순조로운 후계 구도와 관련하여 얻은 것이 있을 것이다.
김 교수는 지난 주 현대차그룹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강연을 했다. '재벌 저격수' 논객에게 쓴소리 듣기를 자청한 두 그룹 수뇌부의 열린 자세와 김 교수의 '애정 어린 충고'에서 다른 대기업들도 배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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