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7일 "권력기관이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면서 남재준 국정원장과 양건 감사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청와대를 겨냥해서도 '정쟁 개입' 자제를 주문했다.
친이계 중진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거론하면서 "지금 정국이 매우 험악해진 이유는 국정원에 있다"면서 "정치적 혼란의 원인을 제거하려면 국정원장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정치감사, 주문감사를 하면 안 된다"면서 "전 정권이 해놓은 일을 몇 차례나 바꿔 감사 결과를 내놓는다면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우리 정권이 한 일에 대해서도 또 맞춤형 감사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여권 전반에 매우 큰 부담을 준다"면서 "감사원장의 자진 사퇴가 국정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청와대의 비판적 언급을 거론하면서 "청와대가 정쟁의 중심에 서면 되느냐"면서 "말을 아끼고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국정을 안정시키고 국민통합과 갈등 해소를 해야지 그 중심에 서면 되느냐"고 따졌다.
같은 친이계인 이병석 국회부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감사원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 부의장은 "당이 나서서 감사원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감사원이 작은 정황적 추측으로 대운하 사업이라는 식의 결과를 발표했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표적감사, 널뛰기감사, 보복감사를 일삼은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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