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서해 북방한계선(NLL) 정국'에서 새누리당과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의 잇단 막말과 실언으로 발목을 잡히고 있다.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과 이해찬 상임고문의 박근혜 대통령 '당신' 지칭 등 '막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민주당이 이번엔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것이다.
민주당 임내현 의원은 16일 기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서부 총잡이가 죽는 것과 붕어빵이 타는 것,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은 너무 늦게 빼는 것"이라며 성적(性的) 표현이 담긴 농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남기자 3명과 여기자 4명이 동석했다.
임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광주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 촉구 당원보고대회에서는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당시 "도청보다 심각한 선거 개입과 수사 은폐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가 없다면 선거 원천 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의 실언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잇단 자살골이 국정원 국정조사와 NLL 이슈를 놓고 여당과 싸워 정국 주도권을 장악해야 하는 당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탄식이 나왔다.
특히 임 의원의 성희롱 발언은 최근 의원들의 잇단 설화(舌禍)에 대해 당 지도부가 신중한 처신을 강하게 주문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지도부의 충격은 더욱 컸다. 당 지도부는 파문이 커질 것을 우려해 재빨리 조기 수습과 함께 재발 방지에 나섰다.
김한길 대표는 17일 충북 청원의 한우 농가를 방문하던 도중 뉴스를 접하고 임 의원에게 강력 경고하면서 "진정성을 담아 즉시 사과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에 머물고 있던 임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소속 의원 전원에게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기해 달라는 공지문을 발송하며 입 단속을 강화했다.
당 일각에서는 조기 수습 차원에서 당 윤리위 회부 등을 통해 '꼬리 자르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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